그러나 고독한 사람은 바다를 동경합니다...
그래서 혼자가서 바다와 마주앉습니다.
늘 있었던 파도와 수평선이지만,
고독한 사람에게는 '육지에 끝'이자 '세상의 끝'처럼 보입니다.
바다에 가서 시원하게 고독을 날려버리자 생각했을지도 모르는 고독한 사람은...
더 큰 고독과 외로움에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...
나의 존재감이 희미해 질 때.. 바람의 소리를 듣는다.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바람은 자신을 알리기위해.. 숲속 풀섶을 선택했다.. 난 눈을 감고.. 바람의 소리를 듣는다.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길 원치 않는 나는... 바람의 선택에 찬사를 보낸다.. 그렇게 한동안 바람의 소리를 들으면.. 희미해진 나의 존재감은 포토샵의 샤픈 한 방처럼.. 또렷해진다.. 헝클어진 머리만큼.. 자유롭다.
흐르던 물소리.. 지저귀던 새소리.. 얼음처럼 차가웠던 계곡물에 발을 담갔을때 머리끝까지 전해오던 한기... 이 모든 기억들이 세포 곳곳에 저장되길 바라며.. 한동안 그렇게 멍하게 앉아있었습니다. 매일 샤워를 하고 이를 닦아도.. 씻어낼 수 없었던,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정화되는 듯... (사람도 자연의 일부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.) 우리는 성난 눈을 하고 닫혀진 마음으로 살아가며.. '외롭다'고 말하곤 합니다. 눈에 힘을 풀고.. 마음을 열면, 흐르는 물이 위에서 아래로 바위틈을 어루만지며 흐르듯 우리도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..